얼마 전 이지영 선생님의 쇼츠 하나가 크게 돌았습니다. 조회수가 270만이 넘었습니다.
국어는 제시문을 읽을 때 90%를 입력해서, 다시 제시문으로 돌아가지 않고 문제를 푸는 사람이 제일 잘하는 사람이다. — 이지영 선생님 (쇼츠로 보기)
쇼츠는 아래 강의의 한 장면입니다. 이지영 선생님 공식 채널의 원래 영상에서 앞뒤 맥락까지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탁이 하나 이어집니다. 문제와 상관없이, 좋은 기출 제시문을 매일 두 개씩 천천히 읽어라. 원래 강의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 읽은 뒤 백지에 구조를 직접 써 보라고요. 국어 선생님이 수업 준비를 하듯, 내가 이 지문을 설명한다면 어떻게 그릴지를 써 보라는 것입니다.
이 말이 맞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은 이 영상을 보고 “아, 천천히 읽어야 하는구나” 하고 끝납니다. 다음 날 또 문제부터 읽습니다. 방법을 아는 것과 매일 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그 말을 오늘 저녁에 바로 해 볼 수 있는 훈련으로 바꿔 보겠습니다.
왜 지문으로 자꾸 돌아가게 될까
대부분의 학생은 이렇게 풉니다.
문제를 먼저 읽는다 → 지문에서 해당 부분을 찾는다 → 선지와 대조한다 → 다음 문제에서 또 찾는다
문제 하나마다 지문을 한 번씩 다시 훑습니다. 한 지문에 문제가 4개면 지문을 네다섯 번 읽는 셈입니다. 시간이 모자라는 게 당연합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찾아 읽기를 반복하면 글 전체가 머리에 남지 않습니다. 조각만 남습니다. 그래서 “글의 흐름”, “필자의 관점”을 묻는 문제에서 무너집니다.
잘하는 학생은 반대입니다. 처음 한 번 읽을 때 글의 뼈대를 머리에 넣습니다. 문제를 읽으면 “아, 그거” 하고 답이 떠오르고, 지문은 확인할 때만 봅니다.
차이는 머리가 아니라 읽는 목적입니다. 한쪽은 찾으려고 읽고, 한쪽은 넣으려고 읽습니다.
「입력」은 읽기가 아니라 꺼내기로 확인한다
여기서 공부코치가 하나 덧붙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천천히 읽는 것만으로는 입력이 됐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읽는 동안에는 다 이해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책을 덮으면 아무것도 말을 못 합니다. 이게 「알아본 것」과 「아는 것」의 차이입니다.
그래서 입력 연습에는 반드시 꺼내기(인출)가 붙어야 합니다. 덮고 말해 봐야 비로소 몇 %가 들어갔는지 보입니다. (인출 연습이 왜 효과적인지는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하루 두 지문 입력 훈련 — 순서 그대로 따라 하기
준비물은 기출 비문학 지문 두 개, 그리고 빈 종이 한 장입니다. 문제는 풀지 않습니다.
| 단계 | 할 일 | 시간 |
|---|---|---|
| ① 천천히 읽기 | 문단마다 멈추고 “이 문단이 하는 말”을 한 줄로 속으로 말한다 | 8~10분 |
| ② 덮고 말하기 | 지문을 덮고, 처음부터 끝까지 흐름을 소리 내어 설명한다 | 3분 |
| ③ 백지에 뼈대 쓰기 | 문단 번호를 적고, 각 문단의 핵심을 한 줄씩 쓴다 | 3분 |
| ④ 대조하기 | 지문을 다시 펴서 빠뜨린 것·틀린 것에 표시한다 | 3분 |
한 지문에 20분, 두 지문이면 40분입니다.
①에서 중요한 건 속도입니다. 모의고사 풀 때 속도로 읽으면 입력 연습이 안 됩니다. 처음에는 답답할 만큼 느려도 괜찮습니다.
②가 핵심입니다. 막히는 지점이 바로 입력이 안 된 지점입니다. 대개 문단과 문단이 이어지는 곳, 즉 “그래서”, “반면에”가 숨어 있는 곳에서 막힙니다. 비문학 문제가 가장 많이 묻는 곳도 거기입니다.
④에서 빠뜨린 부분이 줄어드는 것이 실력이 느는 모습입니다. 처음에는 절반도 못 꺼냅니다. 정상입니다.
같은 지문을 또 읽어도 됩니다
영상에서도 이 말을 합니다. 읽었던 것 또 읽어도 되고, 외울 정도가 돼도 괜찮다고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새 지문을 많이 읽는 것보다 한 지문을 끝까지 꺼낼 수 있게 되는 경험이 먼저입니다. 그 경험이 있어야 “이 정도 읽으면 머리에 남는구나”라는 감각이 생기고, 그 감각이 새 지문으로 옮겨 갑니다.
추천하는 반복 주기는 이렇습니다.
- 오늘 읽은 두 지문은 → 3일 뒤 ②~④만 다시 (덮고 말하기부터)
- 7일 뒤 한 번 더 — 이때는 3분 안에 뼈대가 다 나와야 합니다
영어 독해도 똑같습니다
공부코치는 주로 영어를 가르칩니다. 그런데 이 원리는 영어에서 더 뚜렷하게 보입니다.
영어 지문을 읽고 해석은 다 했는데, 덮으면 무슨 내용이었는지 한 줄도 말을 못 하는 학생이 정말 많습니다. 해석은 「읽기」였고, 입력은 안 된 것입니다. 그래서 문제를 풀 때 선지 하나마다 지문으로 돌아갑니다. 국어와 똑같은 모습입니다.
영어 지문으로 같은 훈련을 하는 방법은 영어 독해 지문 암기법과 모의고사 지문 공부 4단계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사이트의 독해 지문 기억력 Level Up에서는 영어 모의고사 지문을 문단별 「기억의 방」으로 나눠 바로 연습할 수 있습니다.
바로 쓰는 훈련지 (무료 PDF)
위 순서를 그대로 옮긴 2주짜리 훈련지를 학년별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학평·모평 독서 지문 28개를 원본 그대로 싣고, 지문마다 덮고 꺼내기 쪽(뼈대 쓰기 + 덮은 채 OX 5문항)과 답지(문단별 뼈대·흐름·OX 근거)를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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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할 일 하나
거창하게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 밤, 기출 비문학 지문 하나를 골라 천천히 읽고, 덮고, 3분 동안 소리 내어 설명해 보세요.
어디서 막히는지 확인하는 것, 그게 입력 연습의 첫날입니다. 이지영 선생님 말대로 처음엔 잘 안 됩니다. 그래도 매일 하면 생각보다 크게 도움이 됩니다.